글로벌 사이버 보안 기업 카스퍼스키가 2023~2024년 동안 분석한 결과, 약 230만 개의 은행 카드 정보가 다크웹에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스퍼스키의 ‘디지털 풋프린트 인텔리전스(Digital Footprint Intelligence)’ 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인포스틸러(infostealer) 감염 14건 중 1건이 신용카드 정보 탈취로 이어졌으며, 총 2,600만 대 이상의 기기가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2024년 한 해 동안에만 900만 대 이상의 기기가 인포스틸러 악성코드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5(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카스퍼스키는 ‘인포스틸러 악성코드 위협 현황’ 보고서를 발표하며, 사이버 범죄자들이 금융 정보뿐만 아니라 자격 증명, 쿠키, 암호화폐 지갑 데이터 등 다양한 개인정보를 수집해 다크웹에서 유통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카스퍼스키 전문가들은 유출된 카드 정보의 95%가 기술적으로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인포스틸러 악성코드는 게임 치트 프로그램이나 소프트웨어 크랙(cracks) 등 정상적인 파일로 위장해 피해자를 감염시키며, 피싱 링크, 감염된 웹사이트, 악성 이메일 첨부 파일 등을 통해 확산된다고 설명했다. 기업용 기기 역시 주요 공격 대상이 되고 있어 개인과 기업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포스틸러 감염, 2024년 2,000만 대 돌파 예상
카스퍼스키 세르게이 슈체벨 디지털 풋프린트 인텔리전스 전문가는 “실제 감염된 기기의 수는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크다”며, “사이버 범죄자들이 탈취한 데이터를 몇 달, 심지어 몇 년이 지난 후에 유출하는 경우가 많아 시간이 지날수록 감염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2024년 한 해 동안 인포스틸러 감염 기기가 2,000만~2,5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2023년 감염 규모는 1,800만~2,200만 대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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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 탈취 멀웨어 감염 건수, 2020-2024년. 출처: 카스퍼스키 디지털 풋프린트 인텔리전스 | ||
카스퍼스키 이효은 한국지사장 또한 “정보탈취 악성코드의 광범위한 확산은 심각한 문제”라며 “라이즈프로(Risepro)와 스틸크(Stealc) 등 신종 스틸러 악성코드가 급증하고 있으며, 레드라인(Redline) 같은 기존 악성코드도 지속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과 기업 모두 강력한 보안 관행을 실행하고, 최신 위협 정보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며, 데이터가 탈취되었을 가능성이 있을 경우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024년 가장 빠르게 확산된 ‘라이즈프로’
카스퍼스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에도 레드라인(Redline)은 전체 인포스틸러 감염의 34%를 차지하며 가장 널리 퍼진 악성코드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2024년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 것은 라이즈프로(Risepro)로, 감염 비율이 2023년 1.4%에서 2024년 23%까지 급증했다.
특히 라이즈프로는 은행 카드 정보, 비밀번호, 암호화폐 지갑 데이터를 집중적으로 노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카스퍼스키 세르게이 슈체벨 전문가는 “라이즈프로는 키 생성기, 소프트웨어 크랙, 게임 모드 등으로 위장해 배포되고 있다”며 “악성코드 감염을 피하려면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을 다운로드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인포스틸러 감염 시 조치해야 할 사항
카스퍼스키는 인포스틸러에 의해 신용카드 정보나 계정 정보가 유출될 경우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은행 카드 정보 유출이 의심되면 즉시 카드를 재발급받고, 온라인 뱅킹의 비밀번호를 변경해야 한다. 이중 인증(2FA)을 활성화하고 결제 한도를 설정하는 것도 보안 강화를 위한 방법이다.
- 유출된 계정의 비밀번호를 즉시 변경하고, 로그인 기록을 점검하며 의심스러운 활동이 있는지 모니터링해야 한다.
- 모든 기기에 대한 보안 검사를 실행하고, 탐지된 악성코드를 즉시 제거해야 한다.
- 기업은 다크웹을 모니터링하며 고객 및 직원의 계정 정보 유출 여부를 선제적으로 탐지해야 한다.
카스퍼스키의 ‘인포스틸러 악성코드 위협 현황’ 보고서 및 보안 조치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카스퍼스키 공식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종혁 news@newstap.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