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4일(현지시간) 콩고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the Congo, DRC)에서 내전을 주도하고 있는 반군 동맹이 일방적인 휴전을 선언한 가운데, 위기에서 희망을 구조하는 세계적 인도주의 기구인 국제구조위원회(International Rescue Committee: IRC, 한국 대표: 이은영)는 최근 전투로 악화된 콩고민주공화국의 인도적 위기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개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국제구조위원회에 따르면, 지속되는 내전과 폭력 사태로 인해 최근 3개월간 콩고민주공화국 인구의 78만 명이 강제 이주했으며, 1월 한 달 동안에만 4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현재까지 강제 이주한 인구는 300만 명에 이르며, 이들은 안전한 식수와 의료 서비스, 기본적인 생활 필수품조차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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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구조위원회 직원이 콩고민주공화국 탕가니카 주 칼레미에 위치한 의료센터에서 어린이의 영양 상태를 점검하며 영양실조 치료식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제공: 국제구조위원회> | ||
특히, 북키부(North Kivu) 주의 주도인 고마(Goma) 지역은 전력 부족으로 인해 수자원 공급이 중단되면서 콜레라와 엠폭스(Mpox)과 같은 수인성 질병이 확산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인구 밀집과 열악한 위생 환경이 질병의 전파를 가속화하고 있어 국제구조위원회는 이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에 위치한 고마는 오랜 내전과 반군 활동으로 인해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지역으로, 무력 충돌과 인도적 위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2021년 니라공고(Nyiragongo) 화산 폭발로 인해 큰 피해를 입은 바 있어 자연재해와 분쟁이 맞물린 대표적인 위기 지역으로 꼽힌다.
현재 고마 지역의 의료 시스템은 붕괴 직전에 이르렀다. 최근 포격으로 자선 모자 병원(Charity Maternity Hospital)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으며, 신생아와 임산부를 포함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 많은 피난민들이 교회와 임시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으나, 물과 음식, 의료 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4일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에서 반군 동맹이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으나, 정부군이 이를 수용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국제구조위원회 콩고민주공화국 긴급 대응 책임자 프레디 말렘베(Freddy Malembe)는 "의료 시설은 이미 수천 명의 부상자로 포화 상태이며, 폭증하는 의료 긴급 사태에 대응할 장비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라며,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대규모 콜레라 발생 위험도 피할 수 없다"고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국제구조위원회 콩고민주공화국 대표 헤더 커(Heather Kerr)는 "전쟁과 폭력에 가장 취약한 여성과 어린이들이 생존의 위기에 놓였다"라며,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신속한 개입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국제구조위원회는 1996년부터 콩고민주공화국에서 긴급 구호 활동을 이어오며, 최근에는 고마 지역의 케츠헤로 병원에 의약품을 지원하는 등 의료 서비스 강화, 성폭력 생존자 보호, 식량 및 위생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준문 기자 jun@newstap.co.kr
